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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선물과증여

<증여론> 서문 및 1장

by 홍차영차 2021. 1. 26.

 

 

Q1. <증여론> 서문에서 모스는 자신의 연구가 ‘선물에 답례해야 하는 의무’에 대한 탐사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즉, 선물을 받았을 경우, 의무적으로 답례를 하게하는 법, 이해관계의 규칙은 무엇인지. 받은 물건에 어떤 힘이 있기에 수증자는 답례를 해야 하는가 를 규범적으로가 아닌 형태적으로 보려고 한다. 선물은 형식적으로 자발성(개인들이 알아서 하는것이라는)을 띄지만, 실제적으로 강제적(집단의 배경 안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가능성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1) 모스는 이를 사모아섬의 올로아와 통가, 그리고 마오리족의 타옹가를 통해서 답한다. 그가 보기에 타옹가(taonga)는 사람/씨족/토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그냥 물건이 아니라 그 사람(씨족/토지)와 관계를 맺은 물건이다. 그리고 타옹가는 물건의 영이라고 하는 하우(hau)가 들어있다고 믿는다. 즉 타옹가는 산지, 토지의 하우를 품고 있어 원래의 ‘산출처’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것.

즉 마오리족에서 물건을 통한 법적 관계는 ‘영들 사이의 유대’에 있다. 어떤 물건을 준다는 것은 단지 ‘물질’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하우가 함께 넘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물건을 주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주는 것이 된다. 당연히 그 물건은 자신에게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2)  이런 배경에서 보면 어떤 물건을 자신이 영원히 소유하려 한다거나,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 된다. 물건의 소유는 다른 사람의 일부, 즉 생명을 자신이 가지고 있으려는 것. 이런 이유로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의 증여-교환은 단순히 경제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마오리족에게 있어 경제-법-도덕-종교는 아주 아주 강력하게 뒤섞여 있다.

3) 이런 논리가 좀 더 확대된다면 공희 및 공희의 파괴를 이해할 수 있다. 지상의 물건, 재화의 진짜 소유자는 이미 죽은 사람의 것이고, 신의 것이다. 어떤 것도 나의 소유물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Q2. 모스가 ‘증여’를 한 시대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반석이라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 

  1. 먼저 그냥 내가 돈으로 산 물건과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손’을 탄 물건은 큰 차이를 갖게 된다. 그것은 이제 물건이기도 하지만 물건을 준 사람을 대리하게 된다. 그 사람의 손길을 탄 그 물건은 바로 그 사람의 일부라고 느껴진다. 비슷한 이유로 할아버지의 시계, 어머니의 그릇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2. ‘선물’ 자체에 그 해답이 있는 것 같다. 선물-증여는 태고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교환을 등가교환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화폐/상품경제와 다르게 선물-증여를 통한 교환은 완전히 다른 급부체계를 갖게 된다. 현재 우리들이 느끼는 선물의 감정 역시 이런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선물을 받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계속해서 받는 삶만 살수는 없다. 선물을 받고 답례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바로 그 사람의 명예를 세우는 일이 된다는 것을 우리도 몸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Q3. 마오리족의 하우는 현재 선물-증여의 작동원리가 될 수 있을까?

  1. 토지 본래의 것, 자연의 것, 신의 소유라는 점이 마오리족에게는 증여의 작동원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점보다는 Q2에서 말했던 ‘선물’ 그 자체의 특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즉 나와 관계 있는 사람을 타고(거쳐서) 물건이 나에게 이전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 사용한 물건은 낡은 물건이 아니다. 즉 계속해서 화폐를 사용해서 상품을 사는 것으로는 이런 증여의 작동원리가 동작할 수 없다. (어떻게 가능하지?)
  2. 이렇게 되면 생산의 문제가 빠질 수 없다. 명확하게 내가 생산한 부가 아니더라도 이런 관계(네트워크) 속에서 만들어진 부는 반드시 재분배되어야 한다. 재분배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작동원리는 교육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될 수 있다. (내가 생산하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 뭐라도 생산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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