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언젠가 반드시 도착할 기차 시간
꼭 기다린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여기저기 기웃대며 행인들을 참견하거나
작은 오락에 빠져 잠시 킬킬대다가 다시 시계를 본다
사람들말로는 대강 자정쯤 온다는데
보내는 시간은 무료하고
플랫폼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행인은
덧없이 등돌리고 두번보는 일이 잘 없다
허술한 벤치에 몸을 기대고
완전히 가시지 않는 피로이나 잠깐 눈을 붙인다
누군가 빵을 팔러온다
일주일동안 굶지않고 배부를
하지만 한 입 베어물면 기차가 들어올지 모른다
아무것도 가지고 탈수없다는
탑승의 유인 조건
그럼에도 주머니를 뒤져 사고만싶다
플랫폼에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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