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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by 홍차영차 2013. 12. 3.



헬프(The Help, 2011)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억압만 받아온 흑인?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아무 힘이 없는 어린 아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억압하는 곳에만 사용해 온 백인들이고 돈만 가지고 자유를 속박당한 부자들과 다 자랐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아닐까. 영화 속에서도 백인의 젊은 여성 스키터가 흑인 가정부를 도운 것이 아니라 실상은 그들이 스키터를 도운 것인지도. 제대로된 현실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흑백 인종차별은 과거의 일이 아니냐고 이제 이런 영화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그냥 넘겨 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대만 바뀌었고 차별하는 대상만 바뀌었지 세상에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실에서 이런 차별이 없다면 내가 영화를 보면서 화면을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 이제 현실은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더 나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자녀들을 양육할 때는 흑인가정부에 오롯이 의지하고 있으면서도 병균을 옮길지 모른다면서 흑인들과 같은 화장실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에 화장실을 만든다. 멀리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서 모금 활동을 한다는 명목하여 모임을 갖지만 정작 자신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흑인들에게는 동물보다 못한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취한다. 자식이 고등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해서 대학에 보낼 돈 75달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에 기독교인으로서 호의를 베푼다면서 신은 일 하지 않는 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면서 남한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돈을 벌라고 친절하게 말해준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이 사람들과 다른가?

 

다른 사람과 차별성을 드러내고 싶어서 한 벌에 수 백만원짜리 패딩을 사거나 고가의 강아지용 유모차를 구입하고 사회적인 체면을 위해서는 가끔씩 기부를 하기도 한다.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영화 속 백인들과 과히 다르지 않고 낯설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충분한 돈이 없어서 그렇지 나도 이들과 다르지 않은 구별짓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닌지.

 


억압, 자유, 구속, 평등이란 무엇인지와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The Help



201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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