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반해 선과 악의 대립은 다른 기원을 갖는다.
... 고대 그리스에서 귀족들은 자신들을 ‘우리 진실된 자들’이라고 불렀다. 어디에서든 도덕적인 가치 표시가 먼저 인간에게 붙여지고 나중에 비로소 파생된 방식으로 행위에 붙여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 고귀한 종류의 인간은 자신을 가치를 규정하는 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그는 가치를 창조하는 자다. 그는 자신에게 속하는 것을 존중한다. 그러한 도덕은 자기에 대한 친미다. 충만한 느낌, 넘쳐흐르려고 하는 힘의 느낌, 고도의 긴장에서 오는 행복감, 베풀어주고 싶어하는 풍요로움의 느낌이 그런 도덕의 전경에 드러나 있다.
고귀한 인간도 불행한 자를 돕지만 동정에서가 아니라 넘쳐나는 힘에서 비롯된 충동에서 돕는다. 고귀한 자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강력한 자를 존중하는바, 이 강력한 자란 자신을 제어할 힘을 가지고 있으며, 말하고 침묵하는 법을 알고 있고, 자기 자신을 엄격하고 혹독하게 다루는 데서 기쁨을 느끼며, 엄격하고 혹독한 모든 것은 존경하는 자다.
고대 스칸디나비아 전설에는 보탄(Wotan) 신은 내 가슴속에 냉혹한 마음을 심어놓았다”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이야말로 자긍심에 가득 찬 바이킹의 영혼에서 우러난 것으로서 적절한 시적인 표현이다.
… 이렇게 생각하고 고귀하고 용감한 자들은 동정이나 타인을 위한 행위 또는 무사무욕을 도덕적인 것의 특성으로 보는 저 도덕[노예도덕]을 가장 낯선 것으로 느낀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긍지, ‘무사무욕’에 대한 근본적인 적개심과 경멸은 공감과 ‘온정’에 대한 가벼운 멸시와 경계와 마찬가지로 고귀한 도덕에 속한다. 강한 자들은 존경할 줄 아는 사람이며, 이것이 그들의 재능이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것이다. (<선악의 저편>, 26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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