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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사물과의 만남 - 낭독& (5/17)

by 홍차영차 2026. 5. 6.

모집) 사물과의 만남 - 낭독& (5/17)

: 멍때리기의 기술 (낭독, 멍때리기, 필사, 묘사, 산책)

 

5/17(일), 10:15 ~ 17:00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2165

 

 

단어와 문자로만 세계를 경험하는 시대다.

아래 공지글에 수십줄을 썼지만 별 것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관념 속의 사물이 아니라 온 몸으로 직접 사물을 만나본다. 지금은 이렇게 사물과의 만남에도, 멍때리는데도 기술(ars)이 필요하다. 그동안 막혔던 신체적 감각을 여는 기술(ars)로 니체의 <우상의 황혼>을 낭독하면서 관념으로서의 사물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서 사물을 만나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안전한 사물, 안전한 사람이 되는 경험을 해본다.

한 마디로 5/17일 하루종일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면서 빈등 빈둥 낭비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신청해보시길. ^^

 

 

머릿 속에 그려본 '사물과의 만남' 풍경 1
머릿 속에 그려본 '사물과의 만남' 풍경 2

 

그녀는 말을 잘 못해서 괴로워하다가, 꽃을 통해서 어떤 말의 형태를 발견했던 것이었다. 그 말은 옛 꽃말들에 담긴 수많은 상징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보다 더 오래되고, 더 알수 없고, 더 본능적인, 언어 이전의 어떤 것을 뜻했다. 언제나 말하기보다 가만히 있곤 하는 루치에는, 언어게 존재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세세한 몸짓들로 이야기를 하던 시대를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손가락으로 서로 나무를 가리키고, 소리내어 웃고, 서로 몸에 손을 가져다 대고, 그렇게 하던 ...... (밀란 쿤데라 <농담> 117~118쪽)

 

150쪽이 채 안 되는 이 책은 쾌활하면서도 치명적인 어조를 띠고 있는, 웃고 있는 악마다. ... 이 책보다 알차고 독립적이며 파괴적이고 더 악의가 서려 있는 책은 없다. 나 이전에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 거꾸로 서 있었는지를 빨리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부터 시작하라. 이 책의 표지에 씌어 있는 우상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그것은 이제까지 진리라고 불려왔던 것이다. 우상의 황혼이란 풀어 말하자면 옛 진리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우상의 황혼' 215쪽)

 

그러나 언어 표상이라는 것도 그 자체로 보면 사물 표상과 마찬가지로 감각 지각에서 파생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왜 대상의 표상들이 '나름의' 지각의 잔재들을 매개로 하여 의식화될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는 아마 사고라는 것이 최초의 지각 잔재들과는 너무 떨어져 있어 그 잔재들의 특질을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의식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특질들로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는 그런 조직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 이처럼 단어를 통해서만 이해 가능한 그러한 관계들이 우리 사고 과정의 주요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무의식에 관하여' 212쪽)

 

 

불안과 소외가 일상이 된 요즘 단 한순간도 편안히 지내기가 어렵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쇼츠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의식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사물과 만날 수 있는 멍때리기의 기술이 절박하게 요구되는 시대다.

멍때리기란 별 것 아니다. 의식적인 긴장감을 풀고 지내는 시간이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일평생 한 순간도 의식의 긴장을 풀지 못하면서 지내는지 모른다. 잠을 자면서도 의식적 각성을 풀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불면증은 이미 현대인의 기본 특징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불안과 소외감은 더 커진다. 의식이란 정신 속에서 관념과 관념간의 밀도를 유지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스트레스, 무의식적인 충동을 해소할 기술이 필요하다.

 

의식의 가면을 벗고 무의식적 충동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술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춤을 추는 것,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는 것.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예술은 멀고 자신과 관계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여기에, 예술과 일상 그 사이에 낭독이 있다.

 

낭독을 하다보면 잊었던 신체감각들, 특히 시각중심적 세계에서 벗어나서 소리를 내고 소리에 집중하게 되면서 모든 감각들이 살아난다. 그래서 낭독은 일상과 예술을 이어주는 좋은 징검돌이 될 수 있다. 예술이란 말로는, 의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낭독을 하면서 직접 감각이 살아나는 경험을 해보자. 독은 예술과 일상 그 사이를 잇는 그 첫번째 다리이자 기예(ars, 기술이자 예술)이 될 수 있다.

 

 

사물과의 만남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새벽낭독을 통해서 직접 경험한 것을 하루동안에 경험해보는 실험입니다. 5시간 내외의 시간동안 야외에서 낭독을 하고 소리를 듣고 피곤하면 돗자리에서 자기도 하면 좋겠습니다. 이후에는 멍때리기의 기술로 낭독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또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며, 그 소리를 들으면 아무 생각없이 졸려하면서 자는 풍경을 그려봅니다.

 

혼자 있어도 편안하지 않고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시기에 함께 모여서 안전한 장소를 만들고, 서로가 서로에게 안전한 사람이 되어봅니다.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을 하면서 온전히 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시간을 되기를 바라봅니다.

 

 

 

 

진행순서

10:15 ~ 10:30 웰컴 & OT

10:30 ~ 12:30 50분 낭독, 10분 휴식

12:30 ~ 14:30 점심 & 산책 & 관찰 & 묘사

14:30 ~ 16:30 50분 낭독, 10분 휴식

16:30 ~ 17:00 필사 & 마무리

(시간표는 이해가능한 가면일 뿐입니다. 그날의 기운, 참석자들의 기분에 따라 마구 마구 바뀔수 있습니다.)

 

 
 

 

◆ 일정 : 2026.5. 17(일) (10:15 ~ 17:00)

준비물 : 니체 <우상의 황혼> 아카넷 (텍스트 없이 그냥 낭독을 듣기만 해도 좋습니다. 편안히 잠을 자도 좋습니다.)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간식 혹은 신의 음료

혹시 가지고 있다면 캠핑의자, 돗자리, 얇은 담요(?)

 

방식 :

모여서 돌아가면서 1~3쪽씩 소리내서 낭독한다.

점심을 먹고 산책하면서 사물과 대면하면서 마음에 드는 사물을 묘사 / 각자가 좋아하는 책 가져와서 한구절씩 낭독

다시 돌아와서 1~3쪽씩 낭독

◆ 장소 : 오프라인,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수풀로공원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531-37, 공영주차장)

◆ 회비 : 2만원 (점심포함)

◆ 정원 : 정원 12명 (최소 2명이상)

◆ 가이드 : 홍차

◆ 신청방법 : 링크에서 댓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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