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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8

파지스쿨, 네트워크 학교 맞아? 파지스쿨, 네트워크 학교 맞아? 우리가 미니학교를 만들 때 품었던 생각은 문탁에서 경험한 공부의 기쁨과 즐거움을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이렇다 보니 문탁 세미나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파지스쿨에서도 당연하게 일어났다. 매 수업시간마다 시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공적인 것이 아니라 ‘공통적인 것’에 대한 감각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파지스쿨은 사람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 역시 상상도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14년 파지스쿨에서도 그랬지만 15년 파지스쿨에서도 제일 강조했던 것은 기본적인 윤리 지키기였는데,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우리의 공부를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한 것 같다. 요가, 시쓰기, 암송 그리고 시험.. 2015. 8. 23.
훌륭함은 배울 수 있는 것인가 메논 : '미덕(훌륭함)'은 배울 수 있는 것인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잘 보여주고 있는 플라톤의 ‘메논’은 미덕, 훌륭함(arete, virtue)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대화는 텟살리아 출신의 귀족 청년 메논이 미덕은 배울 수 있는 것이냐고 소크라테스에게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크라테스는 다음의 세 가지 단계를 통해서 메논 스스로 미덕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미덕의 본질은 무엇인지, 배움이란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식과 바른 의견의 차이. 1. 훌륭함의 본질 소크라테스는 미덕이 배울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전에 미덕이란 무언인가에 대해 메논에게 그 정의를 묻는다. 메논은 미덕이란 상황에 따라서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고 대답한다. 즉 우리 각자의 직업, 성별, 나이,.. 2014. 5. 9.
동굴의 비유로 바라보는 배움 - 3 4. 철학함 혹은 배움 동굴의 비유는 바로 철학함의 과정이다. 즉 플라톤에게 동굴 안에 갇혀 있는 죄수 상태에서 동굴 밖으로 나와 태양 그 자체를 보게 되는 과정 모두를 철학함 혹은 배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철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동굴의 비유 첫 번째 단계에서 고개를 돌리는 변화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철학을 할 필요가 있어야 하는데, 일상의 삶을 진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슬을 끊고 몸을 돌리는 과감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이데거가 말하는 철학의 정체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철학의 정체성은 그의 사유를 끌어가는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였다. 무엇이 철학인지에 대한 하이데거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에게 철학은 철학함이고, 철학함.. 2014. 5. 2.
동굴의 비유로 바라보는 배움 - 2 2. 고개를 돌리고 몸을 움직이며 먼저 동굴 비유에 나오는 첫 번째 변화 과정(1→2단계)을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자. 왜냐하면 벽면에 비추는 그림자를 진리로 여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돌려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로 하여금 일상을 살펴볼 수 없도록 하는 수많은 장치들에 둘러 쌓여있는 현실을 돌이켜 볼 때, 동굴의 비유에서 지금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과정은 바로 일상적 삶의 마찰력을 넘어서야 가능한 첫 번째 과정이다. 동굴의 비유 첫 단계에서 플라톤은 인간을 한마디로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실재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물의 ‘그림자’이다. 죄수는 그림자를 보면서도 그림자가 다른 어떤 것의 그림자인 줄 모르고 .. 2014. 5. 2.
동굴의 비유로 바라보는 배움 - 1 동굴의 비유로 바라보는 철학함 혹은 배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인간에게 자유와 계몽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철학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굴의 비유 속에 나오는 상승과 하강과정을 통해 좋음의 형상을 아는 자(철학자)가 무지한 자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계몽주의를 설명하기에 적합한 비유로 자주 인용되곤 한다. 계몽주의는 구시대적이라는 생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동굴의 비유는 폐기되어야 하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 여기서는 하이데거의 ‘비은폐성(alētheia)’ 개념을 통해 너무나 많이 파헤쳐져서 이제는 한 조각의 보물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 ‘동굴의 비유’에 여전히 논의할 부분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 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함 혹은 배움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2014. 5. 2.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배움으로부터의 도주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던 일본의 아이들이 이제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토 마나부는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꼽는다. 근대화 과정은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여전히 일본의 아이들은 세계 최상위의 공부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나 최근의 데이터에서 학교 교육 외 공부시간으로 바라본 공부의욕에 있어서는 비교 국가 중에서 최하위 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일본보다 더욱 압축된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 역시 동일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사토 마나부가 분석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교육 근대화 특징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 첫째 동아시아 국가 모두가 압축된 근대화 과정을 .. 2014. 1. 21.
[주권없는학교] '다른 삶'으로의 진격 - 2 '다른 삶'으로의 진격 - 2 3. ‘다른 삶’을 위한 배움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잠시 멈춰서는 일이다. 요즘 우리 일상생활의 가장 큰 특징을 꼽아보면 언제나 바쁘게 지낸다는 것이다. 직장인이건, 주부이건, 청소년이건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바쁘다는 것이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라도 하는 듯 모두가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멈춰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멈추어 서서 무엇이 나를 바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왜 우리는 바쁘다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보고 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여기서 공부가 필요하고 배움이 필요하게 된다. 멈춰서는 것에는 용.. 2013. 9. 7.
[주권없는학교] '다른 삶'으로의 진격 -1 ‘다른 삶’으로의 진격 - 1 1. ‘다름’을 부정하는 시대 내가 국민(초등)학교 입학할 당시를 되돌아 보면 동네의 부잣집 아이, 가난한 아이, 콧물을 흘리며 어수룩해 보이는 아이, 단정한 옷차림의 똑똑해 보이는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서로 다른’ 모습의 우리들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한 것이 우리 동네에는 그 외의 ‘특별한’ 학교들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주변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면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똑같은 브랜드의 아파트, 비슷한 평수, 비교적 동일한 경제적 수준의 부모들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옷가지 하나라도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까 몸서리.. 2013.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