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영차 2025. 6. 19. 13:20

좋은 글이 뭘까.

누구도 생각지 못하는 멋진 은유들이 있는 글 아니면 단 하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논리적인 글? 좋은 글에 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글이든지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글은 없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그래서 글을 쓰기 싫어한다. ㅎㅎ)

글만 좋고 행동을 거지같은 사람은 어떻하냐고, 글은 잘쓰지만 별로인 사람도 있지 않은가라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든 그 미묘한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전문적 비평가가 아니더라도 듣고 있으면 누구나 글과 사람의 간극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참으로 묘한 동물이다.

좋은 글은 멋지고 유려하고 논리적인 글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글이다. 거칠면 거친대로, 짧으면 짧은대로, 침묵이면 침묵 그대로를. 이렇게 글을 쓰다보면 자신도 알지 못하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쓴 글을 함께 나눈다는 사실이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글을 나누면서 또 다시 발견한다. 자신이 쓴 글을 함께 공부한 친구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